-무대를 생각하며
다른 듯 닿은 시공간의 궤적.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는 미지의 영역처럼 느껴지는 여성 퀴어의 존재와 서로 다른 기억의 교차로 이루어져있다. 이래은 연출가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 평범하지 않음을 감각하기 위해서는 미시 세계와 우주로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존재의 가시화 과정을 ‘블랙홀’로 상징해 무대 중앙에 거대한 검은 원을 세웠다.
2024년 공연에서도 무대디자인의 콘셉트는 동일하다. 다만 블랙홀의 영역이 넓어졌다. 무대 중 앙에서 시작하는 블랙홀은 무대 바닥으로 이어지고, 다시 객석으로 확장된다. 극장은 거대한 블랙홀 자체가 된다. 블랙홀 안에서 인물들은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임으로써 ‘생’을 이야기한다. 뒤섞이며 쌓여가는 시간성은 무대를 내려다보는 구조의 국립정동극장에서 더욱 탁월하게 표현되었다. 시간의 궤적을 그려내기 위해 수십장의 합판을 그 모양을 살려 조각낸 후, 하나하나 이어 붙이는 선택을 했다. 확장 된 무대, 삶의 흔적을 남기는 바닥의 선, 객석 이곳저곳을 누비는 배우의 움직임이 더해져 극장은 하나의 우주가 된다. 시공간을 공유하는 무대예술의 특징이 보이지 않는 존재를 인식하는 것 을 넘어 소수성의 전복으로 완성된다.
무대중앙에서 시작된 선은 돌고 돌아 무대를 각 시간의 위치와 서로 다른 공간의 구획으로 사용한다. 배우들은 그 선을 의식한 듯 안 하는 듯, 자유롭게 넘나들며 연기한다. 재은과 윤경, 재윤이 있는 공간에 대한 의미설정과 시간의 궤적, 시공간의 넘나 듦을 무대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비어있지만 무언가로 가득 차있는 그런 공간. 그리고 사선으로 기울어진 경사를 마치 우주 공간 속에서 유영하듯 걸어다니게 만들고 싶었다. 이 공간 안에서 과거, 현재, 미래의 기억들이 아름다운 색들로 빛나고 있음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지난 공연에서 빛을 흡수하는 특수페인트를 사용해 ‘보이지 않음’을 구체화했다면, 이번 공연에 서는 가시화를 넘어서는 또렷함에 집중했다. 검게 칠해진 대도구는 각 상황 속에 존재했던, 중립적인 덩이들이다. 이건 마치 어떤 일을 떠올릴 때 중요하지 않았던 ‘그 공간에는 둥근 의자가 있었어’ 정도의 감각인 것이다. 그렇기에 특별한 색을 가지지 않고 검게 존재하고 있다. 반면 검정이었던 물건들은 이번 공연에서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떠올리는 기억의 한 조각으로서 색을 얻었다.
이 모든 기억들은 충분히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무대디자인
-무대사진
-공연사진
- 김시영, 김효진, 박은호 팀
- 백소정, 경지은, 박은호 팀
ⓒ photo by Jang Ho _ 2024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 작품소개
2022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과정 공유 선정작
2023 국립정동극장 세실 창작ing Stage on 선정작
인터파크 평점 9.9!
연이은 매진 행렬과 기립행렬!
모두가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웰메이드 연극의 탄생을 알렸다.
그리고 2024년 봄
2024 국립정동극장 기획공연 선정!
한층 더 발전된 내용과 연출로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온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이.사.다 만이 보여줄 수 있는 따뜻하고 강한 힘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작품내용
2000년에 태어난 재은과 윤경.
2007년에 만난 두 사람은 단짝 친구에서 연인으로, 연인에서 가족으로 살아가며 2099년까지의 시간을 함께 통과한다.
오래된 빵집 앞에서, 하나뿐인 딸 재윤의 생일 초 앞에서, 40도가 넘는 열대야의 밤을 지나며, 두 여성이 서로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삶의 궤적을 쫓는다.
■ 제작진
기획 나희경
작 도 은
연출 이래은
조연출 김태령
무대감독 이효진
접근성매니저 이 청
움직임 손지민
액팅코칭 장재키
보이스코칭 이윤화
대본자문 하은빈
무대 장 호
의상 김미나
음향 임서진
조명 신동선
자막 이 청
음성해설 서수연 (한국콘텐츠접근성연구센터)
영상기술 강석기
오퍼레이팅 박채린, 임민정, 조세라
출연 김효진, 경지은, 김시영, 백소정, 박은호
주최제작 국립정동극장
작품개발 페미씨어터&플레이포라이프
홍보마케팅 국립정동극장 탄탄대로
티켓매니지먼트 클립서비스
■ 주요 창작진 소개
작 | 도은
연극 〈다른 부영〉, 〈희미할수록 선명해지는〉, 〈사라져, 사라지지마〉, 〈괄호는 괄호와 괄호사이 괄호가 될 수 있을까〉, 〈아빠 안영호 죽이기〉
연출 | 이래은
2022 동아연극상 연출상
연극 〈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 〈김이박이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김이박이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우리는 적당히 가까워〉, 〈묵적지수〉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