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국도 _2019

– 무대를 생각하며

‘7번 국도’의 무대디자인을 하기 위해 처음에 나는 어떤 정의를 내리려 했었다. 누군가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삶,극중의 인물들의 삶의 결들과 형상들을 상상해보려 했었다. 그들의 길을 애써 따라가 보았지만 매번 나는 길을 잃거나 길 가운데 멈추기를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마주한 사회적 참사의 죽음은 어떠한 형상으로도 어떠한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이었다. 그것은 마치 조합되지 못한 단어들처럼 또는 어떠한 완성형 문구에서 떨어져 나온 자음과 모음처럼 주변을 부유했다. 그렇다면 그렇게 떨어져 나온 것들, 더이상 기능 할 수 없는 것들, 남겨진 것들, 어쩌면 필요없다고 느껴지는 것들을 제대로 들여다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답지도 멋지지도 않다. 오히려 흉물스럽고 보기 불편해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극중 인물들이 숨을 고르고 ‘다시’ 힘을 내어 발을 내딛는 순간을 그려 보았다.

그렇게 이번 무대는 사회적 참사의 비극 자체에 머물러 있기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사람들,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공간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몫에 대해 질문하는 무대.
즉 우리 모두의 몫에 대해 질문하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
죽음 앞에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다시 달린다’라는 ‘동사’를,
그것을 이루고 있는 것들에 대해, 그 과정에 대해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그려보았다.

Stage Design

Photos



‘7번국도’
남산예술센터 2019 시즌 프로그램
2019.02.17~28  남산예술센터

작 – 배해률
연출 – 구자혜
무대 – 장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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